본문 바로가기

과학·사회·종교

지금 다시, 헌법 by 차병직·윤재왕·윤지영

지금 다시, 헌법 

by 차병직·윤재왕·윤지영

 

살면서 '헌법'을 읽을 일이 있을까? 

적어도 법조인이 아닌 이상에야 평생에 한 번 들여다 보지 않을 책이다. 

 

처음 책을 집어 들었을 때엔, 제목이 있어 보였고 - 표지가 깔끔해서 였다. 

'헌법'이라는 키워드에 흥미가 가기도 했고, 헌법을 조금 캐쥬얼하게 풀어봤나? 했는데,

지금의 헌법이 만들어지게 된 배경이나 취지를 설명하고, 진지하게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한 나라에 태어나,
그 나라의 근간이 되는 룰을 외우거나 이해하진 못해도, 읽어는 봐야겠다.
보험 약관 조차 제대로 읽어보지 않는 나, 회사의 취업 규칙은 말할 것도 없고. 
하지만 내가 평생을 함께해야할 대한민국이란 나라의 기초 규칙을 읽어볼 수 있게 되어 의미가 컸다. 

 

읽으면서,

"와, 그랬구나.." 라는 부분도 있고

"이딴게 왜 있는거야.." 라는 부분도 있고

'대한민국의 원칙을 세운 근본은 어디에서 왔을까.' 라는 고민도 짧게 해 봤다. 

헌법을 세운 시점을 생각해 보면, 미국이나 일본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으므로, 이게 정말 대한민국의 정신을 담은 것일까에 대해선 강한 의문이 들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잘 잡힌 기틀이고, 일원으로서 잠시나마 관심 갖고 들여다 볼 수 있어 의미가 있었다. 

 


1. 가장 인상 깊었던 조항 

제 11조 1항
모든 국민은 법 앞에서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제10조의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라는 구절도 울림이 있는 구절이지만, 다소 추상적으로 들려, 개인적으로는 11조 1항이 더욱 좋았다. 

 

2. 밑 줄 그은 부분

  • 진실이란 게 존재한다면 대체로 상반된 두 의견 사이에 놓여 있을 터이므로, 잘못된 의견도 대중의 이성으로 견뎌야 한다. 
  • 아무리 평균인을 기준으로 법제도를 만든다 하더라도, 사람은 모두 처한 상황이나 지니고 있는 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애당초 완전히 공정한 조건이란 없다. ..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한 평등을 실현할 수 없다. 
  • 남보다 능력이 뛰어나거나 노력을 많이 해서 경쟁에서 이겼다 하도라도, 그 결과로 얻은 이익은 모두 승자의 몫이 아니다. 승자는 패자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존재이므로 항상 패자에 대해 부채를 가진다. 따라서 경쟁에서 이긴 대가로 얻은 재화나 지위의 일부는 당연히 이름 모를 패자들을 위해 돌려줘야 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 곤경에 처한 사람이 좌절하지 않도록 사회적 안전판을 많이 설치해야 한다. ... 실패가 두렵지 않은 사회가 있다면 그 사회는 좋은 사회다.
  • 실패가 두렵지 않은 사회가 있다면 그 사회는 좋은 사회다.

 

3. 내가 생각한 이슈

  • 사면권: 1948년 제정 이후 (2007년에 소소한 개정 외에) 바뀌지 않고,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데. 대통령이란 존재에 대해 마치 왕의 그것과 같은 절대권력을 부여한 꼴. 원칙주의에 배척된다고 생각한다. 
  • 헌법재판소의 탄생 배경과 기능적 한계 
  • 독립적인 운영이 불가능한 구조로, 국회와 대통령의 입김이 작용하기 쉬움
  • 감사원의 완전 독립 필요와, 임기 연장을 통해 국회나 대통령의 영향을 받지 않는 주최성 확보
  • 법원의 판사도 결국 현재의 로스클(혹은 과거의 사법고시 제도) 에서 다양한 유대가 생긴 채로 임명되게 되는데, 교육 과정 자체를 달리하거나 유대를 끊을 수 있도록 특정 시점에 분리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 전임 대통령에 대한 예우에 있어, 탄핵과 쿠테타 등 부정한 방법으로 집권하거나 자격을 잃은 사람에 대해 예우해야 할까? 
  • 대통령의 거부권의 남용 
  • 선물 주기 식의 장관임명 
  • 대통령의 연임 금지에 대해 오히려, 과거의 군부독재 시절의 악몽을 잊고, 과감하게 연임제를 택함으로써 보다 안정적인 정책방향을 설정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하지 않을까? 

 

"와 엄청 좋았어요, 이 책을 꼭 추천합니다." 는 아니지만, 헌법 자체는 읽어보길 추천하며. 

※ 이 책은 해설이 포함되어 있어 상당히 두껍습니다만, 헌법은 양이 많지 않습니다. 

 

'과학·사회·종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총, 균, 쇠 by 재레드 다이아몬드  (0) 2023.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