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문·철학

공정하다는 착각 By 마이클 샌델

 

공정해야 한다를 주장하는 것이 아닌, 능력주의에 대한 착각을 비판하는 책

정의란 무엇인가를 인상 깊게 읽었던 터라 기대 이상의 무엇(당연히 좋을 것이라는 감정)을 갖고 읽기 시작했다. 

제목만 봤을 때엔 '이 시대는 절대 공정하지 않으니, 이를 빨리 인정하고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해 다룰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보다는 보다 근본적인 해석이 인상깊었다. 공정하지 않은 구조적 문제를 짚어나가며, 그 기저에 깔린 능력주의와 겸손의 부재에 대해 비판한다. 그래, 이 사회가 공정하지 않다는 것을 너무나 당연하게만 생각했군. 하며 끄덕이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많을 수 밖에 없는 책이다. 책을 읽으며 불쑥 불쑥 들었던 의문들

  • 공산주의 국가가 가장 이상적이단 말인가.
  • 마이클 샌델이 제시하는 해법(가령 부의 세습을 끊는다거나)이 현실 가능한 일이겠는가
  • 모두가 같은 출발선에서 출발해야 하나
  • 이미 우리 사회는 공장하지 않다는 '착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는 생각
  • 또 이러한 불평등을 인지하지하고 노력하는 자에 대한 가치를 힘 빠지게 하는 생각
  • 공정하지 않고, 부의 세습 등 불평등하다 하더라고 과거와 비견할 때 나아진 삶에 대한 고찰의 결여 
  • 꼭 공정할 필요가 있나? 공정하다는게 정말 좋은 것인가?에 대한 본질적 질문. 등등..

 

개인적으론 인간이라는 종에 대한 이해가 결여된 해법이라는 생각이 들어 아쉬웠다. 인간의 다양성을 강조하지만, 정작 그 다양한 인간의 다양한 생각과 반응이 이상적으로 바로잡힐 것이라는 기대에서부터 오류가 있지 않나... 

 


저자가 말하는 결론

좋은 사회는 '탈출할 수 있다'는 약속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우리는 다른 의견에 관해 타협하며 우리의 다름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이 우리가 공동선을 기르는 방법이다. '사람들은 시장이 각자의 재능에 따라 뭐든 주는 대로 받을 자격이 있다'는 능력주의적 신념은, 연대를 거의 불가능한 프로젝트로 만든다.

대체 왜 성공한 사람들이 보다 덜 성공한 사회구성원들에게 뮌가를 해 줘야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은 우리가 설령 죽도록 노력한다고 해도 우리는 결코 자수성가적 존재나 자기충족적 존재가 아님을 깨닫느냐에 달려 있다. 사회 속의 우리 자신을, 그리고 사회가 우리 재능에 준 보상은 우리의 행운 덕이지 우리 업적 덕이 아님을 찾아내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 운명의 우연성을 제대로 인지하면 일정한 겸손이 비롯 된다. '신의 은총인지, 어찌다 이렇게 태어난 때문인지, 운명의 장난인지 몰라도 덕분에 나는 지금 여기 서 있다.

그런 겸손함은 우리를 갈라놓고 있는 가흑한 성공 윤리에서 돌아설 수 있게 해준다. 그것은 능력주의의 폭정을 넘어, 보다 덜 악의적이고 보다 더 관대한 공적 삶으로우리를 이끌어간다.

 

  • 엘리트층에 대한 분노가 민주주의를 위험 수준까지 밀어내게 될 때, 능력에 대한 의문은 특별히 중대해진다. 우리는... 능력의 원칙을 더 믿고 따르는 것인가 아니면 계층을 나누고 경쟁시키는 일을 넘어 공동선을 찾는 것인가에 대해 자문해 봐야 할 것이다. 
  • 능력주의 이상의 어두운 면은 가장 매혹적인 약속, 즉 '누구나 자기 운명의 주인이 될 수 있고 자수성가할 수 있다'는 말 안에 숨어있다. 
  • 우리 각자가 삶에서 주어진 결과에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는 말할 수 없다. 
  • 신학적으로 다음의 세 가지 견해가 병립하기란 매우 어렵다. '신은 정의롭다.' '신은 전능하다.' '악은 존재한다.'
내가 돌이켜 해 아래서 보았다. 빠른 경주자라고 먼저 도착하는 것이 아니다. 강한 자라고 싸움에 승리하는 것이 아니다. 지혜로운 자라고 음식을 얻는 것이 아니다. 명철한 자라고 재물을 얻는 것이 아니다. 기능을 갖춘 자라고 싸움에 은총을 입는 것이 아니다. 이는 떄와 우연이 이 모든 자에게 임함이로다. 
  • 정부가 제일 먼저 추구해야할 세 가지가 뭐냐고 그러면 저는 이렇게 말씀드릴 겁니다. 교육입니다. 교육이지요. 교육이라고요. 
  • 우리가 뭘 얻을 수 있느냐는 우리가 뭘 배울 수 있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죠. -클린턴-
  • 좋은 통치는 실천적 지혜와 시민적 덕성을 필요로 한다. 공동선에 대해 숙고하고 그것을 효과적으로 추구할 수 있는 능력이다. 
  • '최고의 인재들'이 저학력자 동료 시민들보다 통치를 잘한다는 생각은 능력주의적 오만에서 비롯된 신화일 뿐이다. 
  • 의회를 고학력자 계층의 전유물로 만들면 정부가 더 효과적인 방향으로 가기 힘들다. 대표성만 더 낮아질 뿐이다. 
  • 시스템에 부정이 있다는 걸 알면 노동계급은 그것에 정치적으로 도전할 힘이 생긴다. 
  • 사람들이 능력주의에 대해 불편하는 건 보통 그 이상에 대한 게 아니다. 그것이 현실적으로 실현되지 않고 있다는 불편이다. 부유하고 유력한 사람들은 이 시스템을 이용해 자신들의 특권을 영구화하고, 전문직업인 계급은 자신들의 유리함을 자녀에게 물려줄 방법을 찾아낸다.  
  • 가족 제도는 모든 개인에게 평등한 기회를 준다는 계획을 이루기 어렵게 만든다. 
  • 능력주의의 이상은 이동성에 있지 평등에 있지 않음을 주의해야 한다.
  • 부자의 자식과 빈자의 자식이 장기적으로, 능력에 근거하여 서로 자리를 바꿀 수 있어야 한다고 볼 뿐이다. 
  • 자유시장 자유주의와, 복지국가로서의 자유주의(또는 평등주의적 자유주의)로 나뉜다. 
국가는 평등하거나 우대적인 교육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평평한 운동장을 마들려고 애써서는 안 된다. 그것은 비현실적이며 결국 강압적인 계획이기 때문이다. 가족제도가 철폐되지 않는 한, 아동들은 서로 다른 처지에 있는 가정에서 자라날 수밖에 없다. 
  • 내가 가진 재능이 우연히 사회에서 높은 가치를 쳐주는 재능인 것은 나의 노력의 결과가 아니며 도덕적 문제도 아니다. 단지 행운의 결과일 뿐이다. 
  • 자유란 좋은 삶에 대한 각자의 개념을 추구하되 다른 이들의 추구할 권리 또한 존중하는 것. 
  • 소비자 수요의 충족은 그 자체로 가치 있는 게 아니다. 그 가치란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그것이 지향하는 목표의 도덕적 지위에 따라 정해진다. 
정의로운 사회는 모든 종류의 개인적 불운에 보상해야 한다. 
  • 능력주의가 빠지기 쉬운 함정, 즉 승자의 오만과 패자의 굴욕이라는 함정을 피하지 못한다. 
  • 능력주의적 군비 경쟁은 부유한 집안 쪽으로 전세를 기울인다. 
  • 완벽주의는 능력주의의 대표적인 병폐
  • 능력주의를 완전히 부정하지는 않는다. 능력이 있는 사람만 합격 가능하다. 그러나 능력을 극대화되어야 할 이상으로 보기보다 일정 관문을 넘을 수 있는 조건으로만 본다. 
  • 도덕적인 인간이자 민주적인 시민으로서 공동선에 대해 숙고할 수 있는 사람이게끔 준비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 도덕 및 정치철학에 관련된 큰 문제들을 따져볼 기회, 그리고 도덕 및 정치적 고정관념들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갖게 해줄 기회는 줄어들고 있다. 
  • 상아탑 밖에서의 시민교육은 오랜 전통. 
  • 실직은 아무 것도 할 일이 없다는 뜻입니다. 다른 사람들을 위해 아무 것도 할 일이 없다는 뜻이지요. 
  • 사회적 인정과 명망을 얻고, 다른 이들이 필요로 하고 가치를 두는 일을 할 기회
시민적 개념의 관점에서 우리가 경제적으로 수행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은 소비자보다는 생산자로서의 역할이다. 생산자로서 우리는 우리 동료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재화와 용역을 만들면서, 사회적 명망을 얻을 수 있는 역량을 계발하고 실행해야 한다. 
  • 정부는 경제 및 사회 제도를 정비하여 사람들이 자신들의 자유를 존중받고 노동의 존엄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다. 
  • GDP의 규모와 분배에만 관심이 있는 정치경제학은 일의 존엄성을 떨어트리며, 시민 생활을 황량하게 만든다. 
  • 세금 징수는 세입을 올리는 방법만이 아니다. 한 사회가 과연 무엇을 공동선에 대한 가치 있는 기여로 여기는가에 대한 판단을 제시하는 것. 
  • 일의 존엄성을 회복함으로써 우리는 능력의 시대가 풀어버린 사회적 연대의 끈을 다시 매도록 해야 한다. 

 

 

'인문·철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기적유전자 by 리처드 도킨스  (0) 2023.08.04
삶의 격  (0) 2023.06.30
추악한 중국인 by 보양  (0) 2023.05.14
니체의 말  (0) 2023.02.03
클루지 by 개리 마커스  (0) 2023.01.15